Mix by leehyunukkk
완탕면을 처음 먹으러 갔던 날이 생각난다. 한 번도 가본적 없던 홍콩의 어느 가게를 오려내어 붙여놓았던 것 같은 무교동의 완탕면 가게. 궁서체 간판의 분위기는 사뭇 진지함으로 다가왔고, 이윽고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. 어릴때 부터 홍콩 영화를 보며 진정한 어른의 세계와 사랑을 탐망해왔기 때문일까, 그렇게 매기(Maggie)는 나에게 또 다른 설렘을 선사해 준 곳이기도 하다.
매기(Maggie)의 대표 메뉴이기도 한 완탕은 홍콩의 대표 음식 중에 하나다. 홍콩은 서양과 동양의 다양한 문화가 조화롭게 믹스되어 새로운 세계와 음식을 창조했다. 매기(Maggie)는 홍콩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고 이상과 관념 속의 홍콩을 이태원의 한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구현하고 있다.
한식 음식점에 우리나라 전통음악만 흘러나와야 하고, 일본 음식점에 일본 가곡이 흘러나와야 하는 사회적 통념은 개나 줘버린 지 오래되었다. 영화처럼 다양한 요소로 우리는 장소를 기억하기 마련이다. 진부한 건 재미가 없지만 그렇다고 너무 트렌디한 것은 조바심이 나서 마음을 졸이게 된다. 누군가가 매기(Maggie)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추억을 곱씹을 때 고민 없이 “좋았지..(방긋)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엮은 믹스테잎이다.
이 믹스테잎(Mixtape)은 매기가 오픈한 2021년에 만들어졌다. 이 믹스테잎에는 유명한 곡들을 많이 담고 있지만 쉽사리 타이틀은 기억하기 힘든 곡들이 가득하다. 한곡 한 곡의 타이틀을 외우지 않아도 되니 그저 귀의 익숙함으로 편하게 들어주길 바란다.